‘공룡’이라는 생명체를 알고 있는가? 공룡은 옛날 지구에 살았던 거대한 생명체이다. 하지만, 현대에는 공룡을 찾아보기 어렵다. 심지어, 동물들이 모여 있는 동물원에서 조차도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공룡을 볼 수 있을까? 바로, 박물관이다. 옛날에 살았던 존재인만큼 화석이라는 고대 유물로 남아있는 것이다. 온 지구를 뒤덮을 정도로 매우 커다란 생명체는 살았다는 흔적만 남기고 어떻게 갑자기 지구에서 사라지게 된 걸까?
이 이유에 대해서는 매우 많은 추측들이 있지만, 현재 가장 유력한 것으로는 소행성 충돌이 있다. 실제로 이와 관련된 증거들이 발견되어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증거로는 우주에서 온 신비한 원소가 있다. 우리가 발을 딛으며 살고 있는 땅 속에는 아파트처럼 거대한 층들이 존재하는데, 이것을 지층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특정 지층에서 갑자기 공룡 화석들이 사라지고, 신비한 원소인 이리듐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 출처: 위키백과 – 이리듐
이리듐은 지구 매우 깊은 속에서만 생성되기에 매우 귀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 지층에만 많이 있다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대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이리듐이 어떻게 순식간에 생겨난 걸까? 이 해답은 우주에서 찾을 수 있다. 분자들끼리 강한 상호작용이 많이 일어나는 우주에서 이리듐과 같은 무거운 원소들이 많이 생겨나는데, 이러한 것들을 갖고 있는 무엇인가가 지구로 뚝 떨어졌기에 갑자기 지구에 많아졌다고 할 수 있다.

사진 출처: NASA/NEAR Project (JHU/APL). – 소행성 ‘에로스’
많은 양의 이리듐을 지구로 보내준 것은 다름아닌 ‘소행성’이다. 소행성이 지구로 뚝 떨어지면서 자기가 가지고 있던 이리듐을 지구에게 주었고, 그 위에 차곡차곡 흙이 쌓여 새로운 지층을 만들어낸 것이다. 따라서, 이리듐이 포함된 지층이 발견되어 공룡은 소행성 충돌로 멸종하게 되었다는 결론이 유력해졌다. 그런데,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진다면, 땅이 깨지는 것과 같이 지구가 큰 상처를 입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실제로, 지구에는 소행성이 부딪친 흔적이 남아있는데, 이를 ‘크레이터’ 또는 ‘운석 충돌구’라고 한다.

사진 출처: USGS/D. Roddy – Barringer crater
드넓은 지구 곳곳에는 이러한 운석 충돌구가 곳곳에 퍼져 있는데, 지금까지 발견된 개수는 무려 200여 개나 된다. 이렇게나 넓은 지구에 200개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지구는 육지보다 바다 비율이 더 높기에 발견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나 발견하기 어려운 운석 충돌구가 우리나라에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놀랍게도, 경상남도 합천군에 커다란 분지가 하나 있는데, 이 분지의 정체가 바로 운석 충돌구이다.

사진 출처: 지질자원연구원 – 적중-초계 분지
‘합천 운석 충돌구’라고 부르는 이곳은 적중면과 초계리에 걸쳐 있으며, 분지답게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이 되었고, 지금은 커다란 마을을 이루고 있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어떻게 운석 충돌구라고 예상할 수 있었겠는가? 총 5개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데다가 드넓은 들판까지 있어 생성 원인에 미스터리를 품고 있던 지역이 바로 적중-초계 분지인데, 이곳을 시추하여 지질을 조사하다가 운석 충돌구라는 증거 몇 가지가 발견되었다. 대표적으로, 충격각력암층1), 충격원뿔암2), 석영 평면 변형 구조3) 등이 있다.
이러한 지질학적인 증거가 생성될 수 있었던 것은 소행성이 빠르게 지구로 떨어져 커다란 충격을 주었기 때문이다. 지구와 부딪치는 그 순간 아주 강한 충격이 발생하는데, 이때의 충격으로 충격파가 넓게 퍼져 나간다.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주변에 커다란 지진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이후에, 충격과 동시에 분출되었던 주변의 돌, 모래, 먼지 등이 다시 가라앉고, 시간이 지나면서 퇴적 및 풍화작용이 일어나 현재 모습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진 출처: 위키백과 – 소행성대
이렇게 커다란 충격과 함께 찾아오는 소행성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우주로 가보자. 흔히 우리가 태양계라고 부르는 곳에는 태양과 행성만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천체가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소행성인 것이다. 소행성은 주로 행성인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커다란 간격에 살고 있는 천체이다. 이곳에 엄청나게 많은 개수의 소행성들이 무리를 지어 살고 있지만, 지구 근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를, 지구 가까이에 있는 소행성이라고 하여 ‘근지구 소행성’이라고 부르는데, 크게 보면 ‘근지구천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지구궤도와 교차하는 궤도를 가져, 향후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을 만한 천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몇 년 전부터 근지구천체인 ‘아포피스’라는 소행성이 지구와 부딪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어 많은 과학자가 주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연구 끝에 결국 그 가능성은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근지구천체가 지구에 부딪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NASA에서는 ‘이중 소행성 방향 전환 시험(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을 연구하고 있다.

사진 출처: NASA/JHUAPL/Steve Gribben – 디디모스의 위성 디모르포스와 충돌 궤도에 진입한 DART(임팩터)의 상상도
이 미션은 줄여서 ‘다트 미션(DART)’이라고 부르며, 소행성에 ‘임팩터(소행성 충돌선)’를 충돌시켜 순간적인 충격으로 그 궤도를 바꾸는 것이 주 임무이다. 이게 정말 가능할까 싶긴 하지만, 이미 2022년에 소행성 ‘디디모스’의 위성인 ‘디모르포스’에 ‘DART’라는 임팩터를 충돌시키는 실험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이 실험은 디모르포스의 궤도가 변경되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방법으로 지구에 위협이 되는 근지구천체의 궤도를 미리 바꾸어 지구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연구 중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소행성의 개수는 약 80만 개이고, 지구에 가까이 있는 근지구천체의 개수는 약 4만 개이다. 이 중에 많은 개수가 소행성이며, 과학자들은 이 4만 개나 되는 근지구천체들을 감시하면서 지구에 피해가 오지 않도록 연구하고 있다. 만에 하나, 그런 상황이 온다 하더라도 다트 미션과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사전에 위험을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충격각력암층: 충격파로 부서진 암석이 다시 뭉쳐지거나, 지하 파동이 지표를 뚫고 올라와 교란된 것.
- 충격원뿔암: 강한 충격파 전달로 미세한 균열이 독특한 원뿔 모양으로 발달한 것.
- 석영 평면 변형 구조: 충격파에 의한 고열로 석영의 결정 내부가 녹아 끓어올랐던 면들의 배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