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지구는 태양이라는 거대한 항성에 묶여 공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 이외에 행성, 명왕성과 같은 왜행성, 소행성 등 다양한 천체들이 태양의 중력에 묶여 있습니다. 이렇게 태양의 중력이 닿는 곳 까지를 태양계라고 합니다. 태양과 같은 별(항성)은 각자 자신들만의 항성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밤하늘에는 많은 별이 있지만 모든 공간을 별이 다 채우고 있지 않습니다. 별과 별 사이 즉, 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우주 공간을 성간 우주라고 합니다.

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성간 우주는 수소나 헬륨과 같은 가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공간은 우리의 태양계와 달리 공허한 곳입니다. 하지만 간혹 항성계의 중력에 벗어난 일부 천체들이 성간 공간을 누비고 다닙니다. 그리고 성간 우주 공간을 누비다가 2017년 10월 지구에서 성간 우주에서 최초로 태양계로 들어온 천체를 확인합니다.

최초의 성간 천체의 이름은 ‘오우무아무아(Oumuamua)’로 이는 하와이어로 ‘먼 곳에서 찾아온 메신저’를 뜻합니다. 오우무아무아는 태양계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모양을 가졌는데요, 기다란 바게트와 비슷한 모습으로 길이는 100~1,000m, 너비는 35~167m로 추정됩니다. 오우무아무아의 크기가 굉장히 작은 편이었기 때문에 이미 멀어진 천체의 정확한 크기를 측정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처음에 천문학자들은 오우무아무아를 태양계의 혜성이라고 생각하여 C/2017 U1로 이름을 붙였습니다. 제일 앞의 C는 COMMET, 혜성을 뜻합니다. 하지만 혜성의 특징인 코마가 보이지 않자 나중에는 태양계 내의 소행성이라고 생각하여 A/2017 U1로 분류합니다. 마찬가지로 제일 앞의 알파벳은 소행성을 뜻하는 ASTEROID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오우무아무아의 공전 궤도를 본 천문학자들은 해당 천체가 태양계 내에 혜성이나 소행성일 것이라는 추측이 빗나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천문학자들은 오우무아무아의 궤도 이심률을 통해서 태양계가 아닌 성간 우주에서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심률이란 원의 둥근 정도를 나타내는데 이심률이 0에 가까울수록 완벽한 원이며 숫자가 커질수록 찌그러진 타원을 나타냅니다. 과학자들이 관측한 오우무아무아의 이심률은 약 1.2였습니다. 태양계에 가장 이심률이 큰 천체가 약 1.05였기 때문에 이 천체는 태양계 천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성간우주라는 곳에서 온 천체에 대한 새로운 분류를 할 필요를 느꼈고, 성간이라는 뜻의 INTERSTRLLA에 첫 글자 I와 첫번째 라는 의미의 1을 사용하여 오우무아무아는 1I/2017 U1이라고 분류되었습니다.
태양계가 아닌 항성계의 정보를 담고 있을 오우무아무아를 연구하면 더 넓은 우주의 정체를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우무아무아는 처음 발견했을 때는 이미 태양 근일점을 지나 빠른 속도로 멀어지는 중이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오우무아무아의 빠르게 멀어지는 속도에 주목했습니다. 오우무아무아가 태양 근처를 지날 때 태양의 중력을 이용하여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관측을 통해서 오우무아무아는 태양계에 근접했을 때 26.3km/s의 속도로 나아가는 중이었고 태양과 가장 가까운 태양 근일점을 지날 때는 무려 87.7km/s 라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가졌습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태양의 중력만으로는 이렇게 빠른 가속도를 낼 수 없다며 태양 중력외에 다른 요인이 있을 것이라며 비중력 가속 운동을 주장합니다.
그럼 중력 이외에 어떤 요인으로 오우무아무아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었을까요? 처음에 과학자들은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태양 근일점을 지날 때 수소 얼음이 열에 의해 수소 가스로 분출되어 추진제로 사용돼 가속하는데 도움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로지 수소 얼음으로 이루어진 천체를 가정한다면 그 천체는 성간 우주를 떠다닐 때 열에 의해서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오우무아무아가 수소 얼음으로만 이루진 것이 아닌 수소 얼음과 물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수소와 물 얼음으로 존재한다면 열에 의해서 파괴되지 않고 어느 정도의 형체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천문우주연구원의 티엠 황 박사 연구팀과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센터 아브라함 로브 교수의 연구팀은 이 주장은 뒤집습니다. 티엠 황 연구팀은 수소가 열에 의해 고체가 기체가 되는 승화 효과가 일어날 때, 냉각 효과가 발생함에 주목합니다. 이전 연구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부분으로, 오우무아무아의 수소 얼음과 물 얼음이 승화한다면 승화에 의한 냉각 효과가 발생해 예상보다 낮은 온도를 가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우무아무아 자체는 온도가 낮아 열에 의해 표면의 얇은 층만 데워지고 데워진 표면층에서 수소 가스가 분출됩니다. 그렇게 분출된 수소 가스의 양은 미미하기 때문에 가속 추진제로서의 충분한 역할은 할 수 없으며 또한 오우무아무아에는 충분한 양의 수소도 없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오우무아무아의 속도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이어지지만 아직도 왜 그런지는 알 수 없어서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있습니다. 궁금증을 남기고 간 오우무아무아에 대한 연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정보를 전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출처
오우무아무아 관측 사진:
By Alan Fitzsimmons (Astrophysics Research Centre, Queen’s University Belfast), Isaac Newton Group (https://www.ing.iac.es/ – Instituto de Astrofísica de Canarias)Derivative: nagualdesign – https://apod.nasa.gov/apod/ap171103.html (https://apod.nasa.gov/ : NASA : Government of the United States), Public Domain,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64241614
오우무아무아 예상 모습 이미지:
By Original: ESO/M. KornmesserDerivative: nagualdesign (from an earlier version by Tomruen) (c.f. Masiero (27th October & 2nd November 2017) [10]; Meech et al. (20th November 2017) [11] – Derivative of http://www.eso.org/public/images/eso1737a/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shortened (65%) and reddened and darkened,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64730303
오우무아무아 궤도 이미지:
By nagualdesign; Tomruen – Own work made with , trajectory data from JPL Horizons, redrawn by nagualdesign., CC BY-SA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64505953
참고문헌
Thiem Hoang; Abraham Loe (2023), Implications of Evaporative Cooling by H2 for 1I/’Oumuamua,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천문우주연구원 https://www.kasi.re.kr/kor/publication/post/newsMaterial/28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