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커다랗고 무서운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순간에 이를 멸종시킨 무언가가 공룡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한 존재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이러한 존재를 ‘소행성’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지난 시간에 확인해 보았다. 그렇다면, 소행성은 무엇이고, 어디에 살고 있는 천체일까?
소행성이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행성보다 작은 천체를 말한다. 대부분 목성과 화성 궤도 사이의 소행성대에 살고 있으며, 엄청나게 많은 수를 자랑하고 있다. 그런데, 아래 사진에서 목성 궤도 부분을 자세히 보면, 유난히 소행성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보인다. 이 부분에 대체 무엇이 있길래 이렇게 한곳에 많이 모여 있는 걸까?

사진 출처: 위키백과 – 소행성대
이 지점에는 특별한 비밀이 숨어있다. 바로, 소행성이 자리 잡는 데에 매우 안정적인 위치라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작은 천체와 그 주변에 두 개의 큰 천체가 있다고 했을 때, 작은 천체가 다른 두 천체의 중력에 간섭받지 않고 자신의 위치를 지킬 수 있는 곳이다. 이와 같은 곳을 ‘라그랑주 점(Lagrangian point)’ 또는 ‘칭동점(秤動點)‘이라고 부른다.
현재의 경우에는 작은 천체는 소행성이고, 큰 천체는 태양과 목성이다. 따라서, 소행성들은 두 천체의 중력에 간섭받지 않는 최적의 장소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안정적인 라그랑주점은 총 5개가 존재하며, 각 점의 이름은 L1~L5라고 부른다. 아래 사진에서 노란색 동그라미가 태양을, 보라색 동그라미가 목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빨간색 동그라미 5개가 라그랑주 점이다.

사진 출처: 위키백과 – 라그랑주 점
라그랑주 점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바로 불완전 평형점과 완전 평형점이다. 불완전 평형점은 조금이라도 자기가 있던 위치를 벗어나면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오지 못하는 평형점을 말한다. 하나의 직선으로 연결된 L1, L2, L3가 이에 해당한다. 그에 반해, 완전 평형점은 조금 벗어나더라도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평형점으로, 태양과 60°라는 각도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서 L4, L5가 완전 평형점이다. 보통, 큰 천체와 정삼각형 모양을 이루고 있어 ‘삼각 라그랑주 점’이라고 부르거나, 목성 궤도에서 소행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트로이 점’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L4와 L5로, 이 두 군데에 집중적으로 소행성들이 모여 있다. 물론 다른 점에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개수를 비교해 보면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체 왜 그런 걸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라그랑주 점 중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이는 점이 목성과 같은 궤도를 돌지만 가까이 있지 않아 그런 것으로, 혹시 궤도에서 벗어난다 하더라도 원래의 평형점으로 돌아오려고 해 다시 자연스럽게 모이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모이게 된 소행성의 개수는 점점 늘어나 현재에 이르렀고, 유독 L4와 L5에 많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여기에 있는 소행성들은 ‘트로이군’이라는 하나의 가족으로 취급한다.
트로이군의 가장 큰 특징은 자리가 고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자면,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것인데, 실제로 안 움직이는 건 아니다. 질량이 있는 두 천체가 같이 있을 때는 서로의 무게 중심을 기준으로 돌기 마련인데, 이 두 천체의 라그랑주 점에 있는 다른 천체는 무게 중심으로 작용하는 복합적인 중력을 받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천체들의 공전 주기는 서로 같아지게 된다. 목성 트로이군의 경우, 이에 속하는 소행성들은 태양과 목성의 무게 중심으로 복합적인 중력이 작용하여, 목성과 공전 주기가 같아진다. 따라서, 목성의 입장에서는 같이 돌고 있어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사진 출처: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Conceptual Image Lab – 7개의 트로이 소행성
L4와 L5에 있는 소행성들을 조금 더 자세하게 보자면, 같은 목성 트로이군이어도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따라 서로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스족, 트로이족이라고 부르는데, 각각을 라그랑주 점에 대입시키면, L4가 트로이족, L5가 그리스족이다. 실제로, 그리스 신화 속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을 본떠서 명명되었기에 이름을 이렇게 지었다는 점에서 사람들이 천체를 신화와 연결했다는 재미있는 면모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목성 트로이군이라는 이름에서도 눈치챘듯이 트로이군은 목성뿐만 아니라, 금성, 화성, 천왕성, 해왕성 등 다른 행성에도 존재한다. 특히, 해왕성 트로이군은 아직 약 30개 정도밖에 발견되지 않았지만, 목성보다 더 많은 소행성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연구로, 다양한 행성에서 더 많은 트로이군 소행성들이 발견될 것을 기대해 본다.